메드베데프와 로베르토 바티스타 아굿이 마이애미 8강에서 만났습니다. 이전 상대전적은 아굿이 2승 0패로 앞서있네요. 최근 대결은 작년 신시내티에서 만났는데 3세트 경기끝에 아굿이 이겼네요.
둘 다 탄탄한 베이스라이너 스타일이죠. 오늘도 기본 20구 이상 엄청나게 긴 랠리들의 향연이었습니다. 아굿은 원래 스트로크 좋은줄은 알았지만 오늘은 컨디션이 진짜 좋더군요. 이런 긴 랠리는 보통 메드베데프가 사마귀처럼 요상한 자세로 다 받아내면서 상대가 결국에는 에러를 범하는 경우가 많은데, 조코비치랑 경기에서도 은근 조코비치가 이런점을 힘들어하곤 했죠. 그런데 오늘은 반대 양상이었습니다. 20구 25구 넘어도 끝까지 아굿이 다 받아내고, 메뎁이 네트에 공을 처박는 포인트가 많이 나왔네요.
1세트는 메드베데프도 잘 했습니다만 4-4에서 20구 긴 랠리에서 메드베데프가 친 공이 밖으로 빠지고, 그 이후에 아굿이 때린 공이 넷코드 맞고 이상하게 떨어진걸 메드베데프가 달려가서 겨우 받았는데 그 후 아굿이 쉽게 오픈코트로 때려서 득점하면서 브레이크를 당하고 말았네요. 메드베데프로서는 다소 불운이었는데 자기도 열받았는지 결국 라켓 하나를 땅에 스매싱해서 부숩니다.
마지막 게임에서 역시 긴 랠리로 포인트를 주고받으면서, 메드베데프가 이번에는 듀스 후에 어드밴티지까지 따 왔지만 아쉽게 브레이크에는 실패하고 6-4로 세트를 내주고 맙니다.
2세트 초반에도 메드베데프의 불운이 있었네요. 첫게임부터 메드베데프가 친 공이 넷코드 맞고 아웃되면서 브레이크를 당해버립니다. 이후 둘다 탄탄한 스트로크를 주고받으면서 비슷한 경기 양상이 이어지는데, 아굿이 완전 신들린듯한 스트로크로 롱 랠리를 거의 다 가져갑니다.
중반 이후로는 메드베데프가 안되겠다 싶었는지 스타일을 좀 바꿔서 네트로 돌진을 해 보는데, 몇번 멋진 발리 포인트를 따내기도 했지만 아굿이 워낙 컨디션이 좋았습니다. 결국 3-1상황에서 메드베데프가 또 네트플레이를 시도했지만 아굿이 다운더라인 패싱샷으로 더블 브레이크를 해내 5-1을 만듭니다.
이후 아굿이 계속 탄탄한 플레이로 브레이크를 허용하지 않고 승리를 가져갔네요.
오늘은 메드베데프도 못하진 않았는데 아굿의 스트로크가 빛난 경기였습니다. 아굿이 대회에 참가해 톱 시드를 이긴게 7번이고 그 중 3번이 마스터스에서였다는군요. 메뎁과의 상대전적도 3-0으로 앞서가면서 준결승에 진출하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