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d Roger  | 2021-03-28 06:24
조회: 1138 추천: 0


페더러가 패션잡지 보그와 73문 73답을 진행했습니다. 올라온지 한 2년정도 된 영상인데, 언제 한번 꼭 정리해서 올려보고 싶던것이라 올려 봅니다. 날짜는 나와있지 않지만 영상에서 말하는 것을 보면 2019년 윔블던 대회 이틀 전에 한 필드 인터뷰인듯 합니다.

 

Q1. 대회를 맞이하는 기분이 어떠세요?
아주 좋아요. 윔블던 시즌이 다시 오니 정말 좋네요. 여기를 정말 사랑합니다.

Q2. 요즘 하루를 어떻게 시작하고 계신지 설명해주세요.
상당히 릴랙스하고 있죠. 피로를 회복하고 에너지 가득 찬 상태로 토너먼트에 참가하는게 플랜입니다.

Q3. 완벽한 서브는 어떻게 하는지 보여주실수 있나요?
완벽한 서브는..음 토스가 중요하죠. 우리가 컨트롤할수 있는 유일한 샷이죠. 나머지 샷들은 상대 공에 반응하는거니까.
자 이렇게요. 던지고, 점프해서, 상대 코트에 들어가기를 바라는거죠.

Q4. 정말 쉬워 보이게 설명하시네요. 그럼 제가 이해할수 없을만한 완전히 어렵고 기술적인 내용 하나만 가르쳐주세요.
음..백핸드로 오버헤드 샷을 쳐야할때? 이런 일이 자주 일어나진 않지만, 그 샷을 치려면 뒤로 돌아 달려가서 점프를 해야 하는데, 그러면 상대가 더이상 보이지 않죠. 공을 맞추려고 노력하고 잘 들어가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어요.

Q5. 자신만의 시그니쳐 샷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슬라이스, 아니면 포핸드요

Q6. 투핸드 백핸드를 치지 않는 이유는요?
어릴적 제 영웅들이 다 원백이어서 다른 선택이 없었죠.

Q7. 라켓에 애착이 있으신가요?
그렇죠. 제 라켓을 사랑하죠. 이건 제 팔의 연장이고 이 라켓이 마법같은 일들을 이뤄주니까요.

Q8. 윔블던에서 플레이할 때 가장 좋은 부분은요?
역사와 전통이 느껴진다는 점이죠.

Q9. 센터 코트에서 경기를 하는건 어떤 기분인가요?
꿈이 현실로 이루어지는거죠. 모든 테니스 선수들에게 그렇겠죠.

Q10. 가족들이 부르는 별명이 있나요?
Rog, 아니면 Rochee 라고 불러요.

Q11. 스스로 가장 스위스인답다고 생각하시는 부분은요?
초콜렛 광(chocoholic)이라는거? 이게 대답이 되나? 
(네)

Q12. 말할줄 아는 언어는 어떻게 되세요?
스위스식 독어, 독어, 영어, 불어요.

Q13. 각 언어들마다 좋아하는 표현이 있으신가요?
불어의 'Allez', 영어에서는 'Come on', 스위스 독어에서는 'chum jetze' 요. 테니스 코트에서 쓰는.
(주: 전부 영어의 come on과 대동소이한 뜻인듯 합니다. 스페인어 vamos 도 같은 의미죠)

볼키즈들이 있네요. 
Q14. 딸기랑 크림, 좀 드실래요?
좋죠. 

Q15. 이 딸기랑 크림은 뭐죠?
저도 몰라요. 윔블던 전통이죠. 

Q16. 커리어를 볼보이로 시작하셨죠. 맞나요?
네. 12살때부터 제 고향인 바젤 대회에서 2년동안 했었죠. 정말 재미있었고 좋아했죠.

Q17. 12살때는 하루 몇시간이나 연습하셨나요?
이틀에 2시간정도 했던것 같네요.

Q18. 그럼 요즘은 몇시간이나 하시나요?
0~4시간이요. 어떨때는 체력을 아껴야 될때도 있어서요.

Q19. 어릴적 아이돌로 삼은 선수는 누구인가요?
보리스 베커, 스테판 에드베리, 피트 샘프라스죠.

Q20. 내가 테니스를 진짜 잘 치는구나 처음으로 깨달으신건 언제인가요?
주니어 시절에도 제법 잘 친다고 생각은 했는데, 2001년 여기서 샘프라스에게 이기고 나서 내가 진짜 잘 치는걸 안다고 느꼈던것같네요. 하하 이런 말을 하다니 완전 말도 안돼.

Q21. 어머니가 테니스 코치라시던데 맞나요?
네, 조금 레슨을 하시긴 하는데 저를 가르치진 않으셨어요.

Q22. 어머니가 해주신 조언 중에 제일 좋았던건 뭔가요?
절대 공을 두번 튀기게 하지 마라. 말 되죠. 간단하고. 그렇죠? 
항상 공을 쫓아서 뛰어다니라는거죠. 강아지처럼.

Q23. 여기 볼키즈들한테 해주실 조언이 있으신가요?
테니스를 사랑하고, 그리고 항상 열심히 연습하고, 그거죠 뭐.
꿈을 크게 가지고..어떤때는 장애물이나 벽이 있다고 생각해서 충분히 큰 꿈을 가지지 못하기도 하니까요.
그리고는 최선을 다해서 꿈을 좇아가야 하죠.

Q24. 잔디 아니면 클레이?
당연히 잔디죠!

Q25. 포핸드 아니면 백핸드?
포핸드.

Q26. 스핀 아니면 플랫?
스핀이요.

Q27. 요즘 꽂힌 TV 프로그램이 있으세요?
요즘은 딱히 없는데요. 예전에 '프리즌 브레이크' 열심히 봤었어요. 진짜 재밌었죠.

Q28. 스타일 아이콘이 있다면요?
톰 포드요.

Q29. 제일 상태 좋을때는 뭘 입으세요?
정장도 좋지만..음 어디 해변에서 수영복이랑 티셔츠 입고있는거.

Q30. 입었던 것중에 제일 기억나는 복장은요?
Met Gala (뉴욕에서 하는 유명한 패션 행사네요)에서 구찌 턱시도를 입었었죠. 코브라 모양 다이아몬드 장식이 등에 있었는데 완전 죽여줬죠.

Q31. 스케줄 없는 날은 뭐 하세요?
별거 없어요. 그냥 쉬고, 애들이랑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Q32. 패션에 관한 조언 중에 제일 좋았던건요?
당신이 옷을 입는거지, 옷이 당신을 입게 하지 마라. 그리고 내가 저녁 행사에 어두운 정장 아니면 밝은 정장 중에 어느걸로 할까요 했더니 애나(Anna Wintour, 보그 편집장입니다)가 로저, 당연히 어두운거죠, 라고 했던거요. 

Q33. 좋은 조언이네요. 그렇죠?
애나가 패션은 제일 잘 알죠.

Q34. 사람들이 당신에 대해 잘 모를만한 비밀같은게 있나요?
모르겠네요. 인터뷰를 워낙 많이 해서 이제는 다들 나에 대해 전부 알고 있는것같은데요.

Q35. 집에 일란성 쌍둥이가 있으시잖아요. 둘이 헷갈릴때도 있나요?
예전엔 얼굴이 바로 안 보이면 헷갈린적도 있긴 해요. 요즘엔 익숙해져서 안 그러죠. 

Q36. 아들딸들한테 배운 점이 있다면요?
인내심이랑, 꽉 끌어안아주는거죠. 제일 좋은거죠.

Q37. 아이들이 당신한테는 뭘 배웠으면 하시나요?
전부요. 제가 아는걸 전부 다, 그리고 가능하면 더 가르쳐주고 싶네요. 아이들을 정말 사랑합니다.

Q38. 지금까지 플레이해 본 곳 중에서 제일 죽여주는 곳은 어디일까요?
스위스랑 유럽 최고봉인 융프라우요흐에서 린지 본(미국의 유명한 스키 선수죠)이랑 플레이했었고, 그리고 당연히 여기 윔블던 센터코트죠. 


Q39. 인터뷰어: 아 드디어 클럽하우스에 들어왔네요. 제가 여기 있다는게 믿어지지 않아요. 트로피들좀 보세요! 로저, 그옆에 서보세요.
로저: (우승 트로피 바로 옆에 서서) 이렇게 가까운데, 어찌나 멀리 있는지!
인터뷰어: 8개나 가지고 계시죠?
네, 그렇죠. 

Q40. 트로피들은 어디다 보관하세요?
로저: 집에 트로피 보관하는 큰 장식장이 있어요. 항상 빈자리 하나는 남겨 두죠. 

Q41. 윔블던 전통 중에 제일 기대하고 계신건요?
월요일 1시에 센터코트를 작년 챔피언이 열도록 하는게 정말 멋진것 같네요.

Q42. 처음으로 참가했던 프로 투어 대회가 기억나시나요?
당연하죠. 윔블던 주니어 우승 후에 1998년 Gstaad 대회에 참가했었어요. 

Q43. 커리어 중 가장 놀라웠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놀라웠던 순간이라..랭킹 1위에 오른 순간과, 지금까지 이 많은 대회들을 우승했던 순간들은 제가 꿈꿨던 어떤 것보다 훨씬 더 대단한 일이예요. 이렇게 성공할 수 있을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Q44. 우승 기념품 중 제일 기억나는건요?
2009년 제 친구 앤디 로딕이랑 경기했던 윔블던 결승전의 네트요.

Q45. 관람하는 것 중에는 테니스가 가장 좋아하시는 스포츠인가요?
네. 그리고 축구, 농구도요. 농구 좋아해요. 멋있죠. 

Q46. 어릴때는 축구도 하셨죠?
그랬죠.

Q47. 축구 말고 테니스를 선택하신건 어떤 이유였나요?
골키퍼 탓을 하기 싫어서 그랬죠. 저는 잘못된건 제 탓을 하고 싶었던것 같아요. 아마 그래서 테니스를 선택한게 아닐까.

Q48. 운동 선수로서, 시작할때는 몰랐던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커리어 초반에는 향수병이 정말 심했죠. 시차에 적응하는것, 많은 인터뷰도요. 처음엔 기자들을 잘 믿지 않았죠. 하지만 조금씩 인터뷰를 즐기게 됐고, 그래서 오늘 이 인터뷰도 하고 있네요. 
인터뷰어: 제가 정말 행운아네요. 

Q49. 사람들이 로저 당신을 어떻게 기억했으면 좋겠나요?
테니스계에 필요한 좋은 사람이었다, 인류애가 있고, 그리고 테니스를 잘 쳤던 선수? 모르겠어요. 

Q50. 경기 직전에 아이스크림을 즐기신다던데요?
네? 경기 전에 아이스크림을? 경기 끝나고는 많이 먹지만 전에는 안 먹어요.

Q51. 와 여기 우승자 이름을 새긴 벽이 있네요. 페더러가 엄청 많은데요. 이 칸은 거의 반정도가 페더러인데.. 올해 우승해서 9회로 만들고 싶으시죠?
네. 8회 우승 좋죠. 8은 사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숫자예요. 하지만 9회는 더 좋게 들리네요.

Q52. 이 우승 중에 제일 기억에 남는 우승이 어떤건지 말씀해주실래요?
2003년도죠. 

Q53. 왜인가요?
첫 우승이었으니까요. 꿈을 이룬거죠. 윔블던 우승이라. 엄청난거였죠.

Q54. 결승전 끝나면 그때 재빨리 이 벽에 이름을 새겨준다는게 정말인가요?
그런것 같더라구요. 트로피도 그렇고. 트로피 들어올릴때 벌써 이름이 새겨져 있죠. 그리고 코트에서 걸어나오면 짠! 이 벽에도 이름이 벌써 새겨져 있죠.

Q55. 라파엘 나달에 관해서 간단히 한 말씀 부탁드려도 될까요?
어떤게 알고 싶으세요? 나달은 코트에서 치열한 선수죠. 코트 밖에서는 진짜 솔직하고 마음이 열려 있고, 멋진 심성을 갖고 있죠. 제 재단 일도 많이 도와주려고 하고. 내년에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 이벤트를 열어서 테니스 경기 최다 관중 기록을 경신해보려고 합니다. 정말 기대돼요. 라파 고마워!

Q56. 센터코트가 바로 이 문 밖이죠?
그렇죠. 한번 가볼까요?

Q57. 로저, 경기 전에 하는 의식이나 믿는 미신이 있으신가요?
웃기게 들릴지도 모르는데 미신은 전혀 안 믿어요. 

Q58. 경기 전에는 무슨 음악을 들으세요?
보통은 잘 안 듣는데, 가끔 들을때는 릴랙스되는 종류로요. 

Q59. 이 센터코트 잔디 위로 걸어나오기 전에 스스로한테 하시는 말이 있나요?
가자 로저, 드디어 너의 순간이야. 이기자. 즐기자. Let's Go!

Q60. 제가 잔디 위에 올라봐도 될까요?
전 괜찮은데 Neil 한테 한번 물어보셔야 될걸요? (토너먼트 관리자 중 한분인듯 합니다)
Neil: 어..안돼요.

Q61. 이 코트에서 있었던 가장 좋은 기억은요?
첫번째 윔블던 우승, 아니면 2001년에 샘프라스를 이긴것?

Q62. 이 코트에 서서 이제 매치포인트라고 생각해보세요. 어떤 느낌인가요?
서브하려고 준비하면 땅에 핀이 떨어지는 소리까지 또렷이 들릴것같은 느낌이죠. 아무도 소리를 내지 않고, 작은 기침까지 들을수 있어요. 그리고서는 포인트를 따내면 관중들의 환호가 폭발하죠. 

Q63. 그때 관중들 속에서 가장 먼저 찾는 사람은 누구인가요?
우선 그 분위기를 충분히 느끼고 싶고, 관중들이 그 순간에 얼마나 몰입해있는지도 보고 싶어요. 그리고 나서 우리 팀을 우선 찾아보고, 그리고 나서 심판이랑 경기 상대도 돌아보죠.

Q64. 상당히 빡빡한 경쟁을 해오셨잖아요. 상대 중에 가장 두려운 선수는 누구인가요?
라파 나달이요.

Q65. 상대로 만났을때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요?
라파 나달이죠!

Q66. 다시 하고 싶은 경기가 있다면 누구랑 한 경기인가요?
아마도 델 포트로, 2009년 US오픈 결승전요.

Q67. 불과 얼음이라는 전략을 쓰신다고 들었는데요, 무슨 의미인가요?
가슴속에 불을 품고 모든 포인트를 따내려고 노력해야 하죠. 최선을 다해서요. 그리고 피 속에 얼음이 흐르는것처럼 가장 중요한 순간에 냉정하게 집중을 해야 합니다. 정말 침착하고 차분해야죠. 그런 뜻이예요.

Q68. 1라운드 매치를 준비할때랑, 결승전을 준비할때랑 달라지는 점이 있나요?
항상 준비는 똑같아야 하지만, 좀 더 긴장되는 매치가 있는건 사실이죠. 

Q69. 보통 시합 전에 얼마나 긴장을 하시나요?
시합에 따라 뱃속에 나비들이 얼마나 많이 날아다니느냐 하는 차이를 느낄수 있죠 (영어의 관용적 표현으로 have butterflies in your stomach 이라고 하면 긴장을 했다는 뜻)

Q70. 정신적으로 지치는게 힘든가요 아니면 체력이 다 떨어지는게 더 힘든가요?
멘탈 관리가 더 힘든것같아요. 정신적으로 다시 회복하는게 힘들때도 있어요. 항상 긍정적인 자세를 유지하는것도 때로는 어렵구요. 

Q71. 서브앤 발리, 아니면 베이스라인에서의 파워 플레이 둘 중에는 어떤걸?
둘다 약간씩요. 

Q72. 풋워크와 스트로크 중에 더 완성하기 어려운건요?
풋워크가 마스터하기는 좀 더 쉬운것 같네요. 스트로크에는 재능이 더 크게 작용하는것같아요. 

Q73. 마지막 질문이예요 로저. 베어 그릴스 쇼에서 살아남는걸 윔블던에서 살아남는 거랑 비교한다면요?
하하. 좀 다른데..베어 그릴스 쇼에서는 추위에 꽁꽁 얼기도 하고 불 지펴 놓은데다가 오줌도 눴었는데. 윔블던에서는 그러진 않았네요(페더러가 2018년에 베어그릴스 쇼에 출연해서 알프스에서 모험을 했었군요. 보진 못했습니다). 베어그릴스 씨는 사실 저기 관중석 로얄 박스에 왕가 일행분들이랑 앉아서 결승전을 구경했었죠. 제 팀은 우리 사랑스러운 와이프랑 저쪽에 앉아 있었구요. 멋진 순간이었죠.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스페셜 게스트로부터 메세지가 있어요. 
애나 윈투어: 안녕하세요 로저, 안나예요. 윔블던에서 선전을 기원합니다. 이제 연습코트로 가서 연습하세요!


재미있는 질문들이 많네요. 2009년 델포와의 US오픈 결승전이 정말 아쉬웠나보군요. 델포가 그때 참 잘하긴 했었죠. 약간씩 생략한 부분도 있습니다. 오역이 있을수도 있는데 혹시 발견하시면 알려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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