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d Roger  | 2021-03-12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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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P Doha: Jetzt live - Roger Federer vergibt gegen Nikoloz Basilashvili  einen Matchball · tennisnet.com

페더러 복귀후 2번째 경기입니다. 간단한 경기 감상 올려봅니다.

Nikoloz Basilashvili 는 팬들이 줄여서 Niko라고 부르더군요, Let's go Niko! 이런식으로..저도 간단히 니코라고 칭하겠습니다.

 

1세트는 어제와 달리 페더러 컨디션이 좋아보였습니다. 서브도 조금 힘이 더 붙은것 같더군요. 게임 초반 테에 맞는 홈런성 타구가 또 나왔지만 전체적으로 스트로크도 어제보다는 좀 영점이 잡힌 모습이었습니다. 다만 역시 다리가 느려진 것은 확실해서 좌우로 찌르는 공이 나오면 따라가기는 힘겹더군요.

초반에는 니코의 공이 네트에 자꾸 처박히면서 불안한 스트로크를 보여서, 2-1까지는 무난하게 자기 게임들을 가져가는 그림. 4번째 게임에서는 페더러의 스트로크가 빛났습니다. 0-30 에서 예의 그 날카로운 inside-in, inside-out 포핸드 위너로 연달아 포인트를 가져왔고, 니코가 더블폴트를 한 틈을 놓치지 않고 백핸드 다운더라인 위너로 이른 브레이크에 성공합니다.

5번째 게임에서 브레이크 위기에 몰렸지만 4번의 듀스 끝에 또다시 확 꺾이는 멋진 inside-in 포핸드 위너로 게임을 지켜 4-1을 만듭니다. 그 후로 브레이크 없이 무난하게 이어갔고, 와이드 코너를 찌르는 멋진 에이스로 마무리하면서 1세트는 6-3으로 페더러가 가져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분위기가 괜찮았는데요.

 

2세트는 안타깝게도 페더러의 첫 서브게임부터 브레이크를 당합니다. 스트로크 싸움이 안 되기 때문에 에이스나 서브포인트를 따든지, 아니면 네트플레이로 승부를 봐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되더군요. 결국 네트에 나갔다가 니코의 다운더라인 패싱을 맞고 게임을 내줍니다. 2세트에는 니코의 서브게임에서도 30-0 정도로 페더러가 앞서다가 그걸 브레이크로 이어가지 못하고 게임을 내주는 양상이 반복되었습니다. 

세트 후반이 되자 페더러가 다리를 약간 저는듯한 모습이 보였는데, 혹시 무릎 부상이 재발하거나 한것은 아닌지 걱정됩니다. 게임 스코어 1-5까지 밀리자 세트를 거의 포기하는듯한 모습이었습니다. 사실 젊을때라면 어떻게든 뒤집을 생각을 하겠지만, 나이가 있으니 과감히 버리고 3세트를 노리는것도 한 방법이겠습니다만 아무래도 한세트를 주고 나면 마음대로 잘 안 될 가능성도 높죠. 어쨌든 2세트 나머지 게임들은 포인트를 거의 주다시피 해서 1-6로 2세트를 내줍니다.

 

3세트로 가면 페더러가 힘이 빠지죠. 사실 이미 2019년부터 그런 모습이 많이 보였는데요, 2019년 인디언웰스 도미니크 팀과의 결승전에서도 좋은 경기를 하다가 3세트 들어가니 힘이 확 빠지면서 진적이 있는데, 이제 어떻게든 2세트 안에 승부를 보지 않으면 정말 힘든것 같습니다.

3세트는 일단 첫게임은 러브게임으로 가져왔습니다. 오늘도 에이스는 많이 넣었습니다만, T존을 노리는 서브가 페더러답지 않게 옆으로 많이 빠지는 경우가 종종 보입니다.

2-2 상황, 5번째 게임에서 니코의 포핸드 다운더라인 패싱샷을 끊는 발리를 네트에 처박으면서 실패하는데, 보통때 같았으면 무난히 처리할 샷인데 실패하고 나니 페더러 표정이 참 좋지 않더군요. 아마 페더러가 이때 멘탈이 확 흔들리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어쨌든 5번째 게임은 가져옵니다만, 이후 니코의 서브게임은 2게임 모두 러브게임으로 쉽게 가져가고, 페더러의 게임은 듀스가 5번이나 이어지는 가운데 겨우겨우 방어하는등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브레이크는 내주지 않고 5-4까지 만들어 니코의 서브게임에서 매치포인트를 한번 잡았는데, 아쉽게도 백핸드 에러로 기회를 놓치고 결국 5-5가 됩니다. 안그래도 힘든데 3세트 되니 정말 다리가 공을 따라가지 못하는게 안타까웠습니다.

승부처는 11번째 게임이었습니다. 날카로운 서브 리턴으로 니코가 먼저 허를 찌르더니 결국 페더러가 계속 포핸드가 길거나 네트에 걸리면서 브레이크를 허용하고 맙니다. 마지막 게임은 무난하게 니코가 가져가 결국 세트스코어 2-1 승리를 가져갔습니다.

페더러는 니코와는 이전에 한번 만나 이긴적이 있는데 이제 상대전적이 1승 1패가 됐군요.

 

사실 페더러는 이전에도 노화가 보이기는 했지만 이제 정말 스트로크 싸움은 힘들고 서브앤 발리로 단시간내 포인트를 끝내지 않으면 누구와도 승리를 장담할수 없는 정도가 된것같네요. 브레이크 포인트를 잡아도 뒤집을것같다는 생각이 잘 안 들더라구요. 뛰지는 않으면서 순간순간 허를 찌르는 거의 신선과 같은 플레이를 해야만 하는 경지가 된것 같습니다. 그게 항상 되는것도 아니고 말처럼 쉽지 않겠지요. 그나마 페더러니까 이정도 버티고 있는것이기도 합니다만..아쉬운것은 어쩔수 없네요.

 

끝나고 니코의 인터뷰 시간에 인터뷰어가 페더러를 꺾은 소감이 어떠냐, 특별하지 않냐는 식으로 물어봤는데 대답은 페더러는 나의 우상이었고 승리해서 기쁘다고 말했습니다만, 속마음에 '페더러가 늙어서 뭐 그렇게 대단하진 않았다' 이런 생각도 약간은 들었을법 합니다. 

여튼 도하 대회에서는 페더러와 일찍 작별하게 됐습니다. 다음주 두바이 대회에도 연달아 출전한다고 하는데 2세트 후반 약간 아파보이는 모습때문에 혹시 무릎에 이상이 있지 않나 걱정이 됩니다. 경기를 거듭하면서 조금 폼이 올라올지 기대해보면서 도하대회 남은경기도 잘 챙겨 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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