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카를로 준결승전 간단 감상 적어봅니다.
오늘 경기들은 대체로 무난하게 이길사람이 이긴 경기였네요.
치치파스 vs. 에반스
에반스가 조코비치와 고팡을 연달아 꺾으면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 줬었는데요. 오늘 경기에서도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컨디션으로 자기 할 것은 다 한 모양새입니다만 치치파스가 제 컨디션이면 쉬운 상대는 아니죠.
일단 1세트 초반은 치치파스가 쉽게 자기 게임을 가져가고, 에반스는 치치파스의 공격에 다소 고전하는 그림이었습니다. 에반스의 첫번째 서브게임부터 브레이크 위기에 몰렸지만 방어에는 성공했습니다. 멋진 로브샷으로 위기를 넘겼는데, 에반스는 능력치가 최상은 아니라도 스트로크며 네트플레이며 이런 로브샷까지 골고루 다 할 줄 알더군요.
치치파스는 또 가볍게 자기 게임을 홀드하고 에반스를 밀어붙입니다. 디펜스가 나쁘지 않았지만 결국 서브앤 발리를 시도했던 것이 뜻대로 되지 않으며 4번째 게임에서 브레이크를 내줍니다. 5번째 게임에서는 치치파스가 약간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나 싶더니, 끈질기게 디펜스하던 에반스가 브레이크를 해내는데 성공합니다.
하지만 이후로는 치치파스가 서브 포인트도 많이 따내고 라인 깊숙히 떨어지는 스트로크로 에반스를 좌우로 뛰게 만들면서 결국 나머지 에반스의 게임을 모두 브레이크 해서, 6:2로 1세트를 가져옵니다. 치치파스가 오늘은 특유의 홈런도 안 나오고 스트로크가 구석구석 잘 꽂혔습니다.
2세트 역시 비슷하게 흘러갔습니다. 치치파스의 강력한 스트로크에 에반스는 수비하는데 급급한 양상으로 흘러갔는데, 에반스가 조금 전략을 바꾸었는지 네트로 쇄도를 많이 시도해 보았지만 발리가 실패하거나 패싱샷을 얻어맞는 등 크게 성공적이지는 못했습니다. 결국 수세에 몰리던 에반스가 먼저 브레이크를 당하고 약간 짜증스러웠는지 라켓을 던지며 게임이 기울었습니다.
에반스는 중간중간 드롭샷과 이어지는 로브샷 등 공격을 성공시키기도 했지만 기본적인 스트로크 싸움에서 밀리니 쉽지 않았습니다. 결국 자기 게임에서 드롭샷후 패싱샷 노린 것이 네트에 걸리면서 더블 브레이크로 5:1, 이후 이어진 치치파스의 마지막 서브게임에서도 반전의 기회를 잡지 못하면서 6:1로 게임이 끝났습니다.
사실 오늘정도 경기 양상이 에반스에게 볼 수 있는 전형적 경기라고 생각했는데 조코비치와 고팡에게 승리한 것은 솔직히 약간 의외였습니다. 에반스도 최근 상승세이니만큼 치치파스가 그만큼 더 강력해졌다는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요. 하여튼 에반스는 본인의 마스터스 최고 성적을 거두었으니 나쁘진 않습니다. 치치파스는 3번째 마스터스 결승 진출인데, 처음으로 타이틀을 따낼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루블레프 vs. 루드
나달을 이기고 올라온 루블레프. 나달과의 경기는 오랜만에 명경기였죠. 나달도 집중력을 발휘했는데도 루블레프가 워낙 잘해서 올라온거라 더 의미가 있네요. 나달이 이제 흙에서도 마냥 최강자로 안심하고 있을수만은 없겠습니다.
루드는 라파엘 나달 아카데미 출신 유망주로 알려져 있죠. 루드 역시 지난대회 챔피언인 포니니를 꺾고 올라오는 등 분위기는 좋았습니다.
오늘 게임은 잔 기술 없이 강대 강으로 주구장창 스트로크 싸움을 하는 양상으로 전개됐네요.
초반에는 루드가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1:1에서 루블레프의 서브게임을 침착한 스트로크로 빈 공간을 공략하면서 각도 깊은 포핸드 크로스 샷으로 두번 연속 포인트를 가져와 러브게임으로 루블레프의 게임을 브레이크 했습니다. 하지만 루블레프가 정신을 차리고 스트로크로 맞붙으니 정확도나 파워 면에서 루블레프가 약간은 우위에 있는것이 보였습니다. 루드의 서브게임을 2번 연속 브레이크 하면서 결국 역전을 해 내고, 이후 자기 게임들은 지켜 냈지만 결국 6:3으로 1세트는 루블레프가 가져갑니다.
루드는 나무랄데 없는 스트로크를 가졌지만, 뭔가 배운 것을 열심히 해 내는 모범생이라는 느낌? 루블레프처럼 그 이상으로 재능이 빛나 보이는 느낌은 좀 아니었네요.
2세트 역시 비슷하게 계속 스트로크 싸움으로 이어졌습니다.
나름 좌우로 상대방을 뛰게 만들면서 열심히 쳐서 브레이크를 두번씩 주고받으면서 5:5까지 갔네요. 루드도 약간 파워는 밀리지만 침착한 플레이로 루블레프의 에러를 유도하는 등 나쁘지 않은 경기력이었습니다.
이후 루드의 마지막 서브게임에서 루블레프가 좋은 패싱샷을 연달아 꽂으면서 결국 세번째 브레이크를 해 내고, 자기의 마지막 게임은 가볍게 홀드하면서 7:5로 경기를 마무리했습니다.
루블레프가 최근 500대회의 왕이었는데요. 드디어 마스터스 결승에도 진출하는군요. 치치파스와 상대 전적은 3승 3패로 백중세입니다. 누가 이겨도 이상하지 않을것같은데 정말 재미있는 결승전이 될 것 같습니다. 본방 사수해야겠네요.
하이라이트는 아래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