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이대회 첫 승과 함께 2연승으로 안달루시아 오픈 8강에 오른 권순우. 오늘 상대는 1번 시드인 파블로 카레뇨 부스타였습니다.

카레뇨 부스타는 커리어가 아주 화려하진 않지만 나름 Top 10 까지 오른 잔뼈가 굵은 선수죠. 작년 US 오픈에서 조코비치와 만나 1세트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이면서 게임을 접전으로 가져가서, 조코비치의 화를 돋구어 조코비치가 실격패를 하게 되는 간접적인 원인 제공(?) 을 하기도 했었는데, 그만큼 실력은 괜찮은 선수죠.

화려하지는 않아도 스트로크가 탄탄한 선수인데, 권순우 선수가 카레뇨 부스타를 상대로 얼마나 싸울수 있을지 약간 기대를 했지만 결과는 아쉽게 완패였네요. 

1세트 초반은 분위기가 괜찮았습니다. 권순우 선수의 서브게임으로 시작됐는데 힘있는 스트로크로 포인트를 잘 지키면서 2:2까지는 제법 팽팽한 양상이었죠. 오 이거 좀 해볼만 할수도 있겠는데? 싶었는데..하지만 5번째 게임에서 40-0 으로 앞서가다가 연속된 언포스드 에러로 듀스 후에 브레이크를 내주면서 경기 양상이 다소 김빠지게 흐르기 시작했네요. 이전까지 게임들은 구석을 찌르는 스트로크로 따낸 좋은 포인트도 많았는데 이후로 부정확한 스트로크가 늘어나면서 좋지 못했습니다.

브레이크 한번 내주고 나니 별다른 위기나 극적인 순간 없이 결국 1세트는 6-4로 카레뇨 부스타가 가져갔구요.

2세트는 좀 많이 아쉬웠네요. 1세트는 그래도 자기 서브게임에서는 지킬건 지키는 플레이가 됐는데, 2세트에서는 뭔가 모든게 뜻대로 잘 되지 않았습니다. 스트로크도 빗나가고, 드롭샷을 시도해 봤지만 네트에 걸리거나 너무 쉬운 위치에 떨어져 포인트를 내 주는등 연속된 범실로 계속 브레이크를 당했죠.

중간에 카레뇨 부스타의 서브게임때 0-30 등으로 잠깐 분위기를 반전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이런 기회에서 연속으로 집중력을 발휘해 포인트를 따내는 모습은 볼 수가 없어 아쉬웠습니다. 결국 경기 내내 브레이크 포인트를 한번도 잡지 못하고 대체로 무기력한 경기가 되고 말았네요. 결국 2세트는 6-0 베이글을 기록하면서 경기가 끝났습니다.

카레뇨 부스타는 탑시드로 나름 강한 선수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무기력하게 질 정도의 실력차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좀 잘 안 풀리니 막판에는 권순우 선수 스스로 자신감을 잃은것같아 좀 안타깝습니다.

썩 컨디션이 좋진 않았지만 가스케나 라오니치같은 선수를 상대로 이겨본 적도 있고, 카렌 카차노프를 만나서도 4세트까지 20게임 이상 가져오면서 나름 좋은 경기를 펼치기도 했었는데 오늘 결과는 좀 기대 이하네요. 앞으로 남은 시즌에 더 선전하길 기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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