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카를로 2라운드
조코비치 vs. 시너: 조코비치 승 6-4 6-2
요즘 유망주들 중에는 시너한테 제일 기대가 큽니다. 바로 전 마이애미에서도 결승에 오르는 좋은 성적을 거뒀었죠. 나달과는 작년 롤랑가로스에서 만나 1세트 잠깐이지만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었고..
조코비치와는 첫 대결입니다. 조코비치도 이제 그랜드슬램에 집중하느라 마스터스에서는 약간 텐션을 낮추지 않을까 싶은데, 그래서 혹시 시너가 이변을 일으키지 않을까 약간 기대를 하기도 했는데요.
역시 조코비치는 조코비치였습니다. 시너가 아직은 상대가 안 되더군요. 시너가 강력한 포핸드 백핸드 스트로크로 상대를 몰아넣으면서 승부를 보는 스타일인데 조코비치한테는 잘 안 먹히더군요. 코트가 클레이라서 스트로크 속도가 좀 죽는것도 있는것같고. 1세트 초반에 시너가 이른 브레이크를 가져오기도 했습니다만 딱 보기에도 조코비치가 100%로 플레이하지 않는게 느껴졌습니다. 그냥 시너가 얼마나 할 수 있는지 테스트해보는 느낌?
좋은 랠리를 몇번 펼치기도 했습니다만 시너가 백핸드 다운더라인이 길거나 하는 식으로 스트로크 정확도가 조금씩 떨어져서 포인트를 가져오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중간중간 시너가 드롭샷으로 허를 찔러 따낸 포인트도 몇번 있었는데, 아직은 완성도가 아주 높지는 않아서 아슬아슬하게 따낸 경우가 많았던 듯하구요. 좀 더 다양한 경기 플랜이 필요할 듯합니다.
조코비치는 평소 하던대로 넘어오는 공 다 받아내면서 지키니 크게 어렵지 않게 경기를 풀어가는 모습이었습니다. 얼마 전부터 특히 클레이에서는 부쩍 드롭샷을 많이 치는데 이번 경기에서도 드롭샷을 많이 시도했구요. 조코비치 드롭샷이 아직도 모션은 좀 멋이 없는데, 그래도 점점 노련함이 더해지면서 앞으로 상대들이 골치가 아파질 것 같습니다.
시너는 생각한대로 경기가 잘 안 풀리니 자신감이 없어졌는지 2세트에서는 더 고전하면서, 마지막 매치포인트를 더블폴트로 아쉽게 마무리하고 말았네요. 결국 6-4 6-2로 생각보다는 싱겁게 경기가 끝났습니다.
시너가 next big thing 에 대한 갈증을 풀어줄듯 풀어줄듯 하면서 아직은 확 치고 나오는 맛은 없네요. 여튼 이번 대회는 초반에 조코비치를 만나 탈락하게 됐습니다만 다음 대회를 기다려봅니다. 조코비치는 즈베레프나 치치파스 정도가 기다리고 있긴 한데 폼 보니깐 무난히 결승까지도 갈 수 있을것 같네요. 일단 올시즌 또 10승 0패로 무패행진을 이어갑니다.
나달 vs. 델보니스: 나달 승 6-1 6-2
오랜만에 나달 흙 경기를 보니 좋네요. 나달 특유의 기합소리가, 안 들을때는 몰랐는데 오랜만에 들으니까 엄청 반갑습니다. 아 요즘 테니스에 이게 없었지 싶더군요. 나달은 보라색 일색의 아웃핏으로 나타났던데 예전의 형광색 디자인들은 산뜻하게 잘 어울렸는데 이번 색깔은 흙색이랑 같이 있으니까 좀 답답해 보입니다. 위 사진처럼 초록색 배경에서는 좀 낫네요. 근데 하여튼 전부 보라색으로 나이키에서 약간 무리한 느낌이 ㅋㅋ
페데리코 델보니스는 경기를 많이 보진 못했지만 특유의 뒤로 확 젖히는 서브동작이 기억이 나는 선수입니다. 나달과의 상대전적은 0승 4패로 나달이 압도적인 전적을 가지고 있네요.
경기 자체는 뭐 나달의 마스터클래스. 가볍게 6-1 6-2로 마무리가 됐구요. 포핸드 백핸드 할것없이 나달이 치는 스트로크를 가볍게 감상하는 정도였네요. 나달이 부상 걱정이 있었는데 연습때도 컨디션이 좋았다고 하고 현재 통증은 없다고 합니다. 경기에서도 몸은 가벼워 보이는것이 일단 지금으로서는 부상의 징후는 보이지 않는 듯합니다. 컨디션을 막판까지 잘 유지하기를 바랍니다.
다음 상대는 그리고르 디미트로프네요.
그래도 역시 나달과 조코비치가 있으니 마스터스같은 느낌이 납니다. 재미있는 한 주가 될듯합니다.